사람들은 축구 경기를 보면서 축구 철학이라는 말을 자주 씁니다.
이 팀은, 이 감독은 축구 철학을 모르겠다, 하려는 축구가 뭔지를 모르겠다.
근데 역으로 그런 사람들한테 되물으면 또 대답을 못해요.
당신이 생각하는 축구 철학이 뭔데요? 해야하는, 하려는 축구가 뭐여야 하는데요?
그럼 대부분 그런 사람들은 음.. 공격축구? 이러고 말아요.
근데 저도 저 대답에서 그렇게 벗어나진 못합니다.
그래서 한 번 리마인드 차원에서 간만에 글을 끄적여봅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축구, 저의 축구 철학은 '능동적인 축구'입니다.
저는 축구는 대체로 2가지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능동적인 축구와 수동적인 축구 입니다.
과연 이것들이 뭐냐?
직관적으로 말하면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능동적인 축구는 말 그대로 자신이 혹은 자신의 팀이 그 경기를 능동적으로 주도하는 것을 말하고
반대로 수동적인 축구는 상대의 축구에 맞춰 수동적인 대응을 한다는 거죠.
그러나 능동적인 축구를 한다는 것은 정말 이상적인 일입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굉장히 어렵기때문인데요.
능동적인 축구는 공수 양면에서 모두 활발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공격 시에는 후방에서부터 공격 방향을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하고
상대를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하며 단 몇 번의 패스와 드리블로 상대를 모이게 했다가 퍼지게 했다가 하며
결국은 우리가 원하는 속도와 방향대로(좌,중간,우) 상대가 따라오게끔 만들어야 합니다.
수비 시에는 상대가 수동적인 축구를 하게끔 만들면 됩니다.
우리가 공격 시에 하려는 것과 반대로 상대방의 볼의 흐름과 방향을 우리가 강제시키고
상대의 선택지를 다지선다에서 최대한 적은 수로 줄여야 합니다.
예를 들면 상대방의 약점이 되는 곳으로 공이 계속 향하게끔 방향을 유도하고
특정 조건이 성립이 되면 강하게 압박을 해서 롱볼을 이끌어내거나 공을 탈취하거나 기타 여러 방법이 있겠죠?
대충 이런 느낌인데 여기서 이제 능동적인 축구라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전제이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면 어떤 능동적인 축구를 하고 싶은가를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저의 블로그이고 저의 관점이니 제가 감독이라고 생각한다면
최대한 팀의 장점을 살려내는 축구를 하고 싶습니다.
그럼 팀의 장점이 뭔지를 먼저 생각해봐야겠죠?
가령 윙포워드의 스피드와 기술이 장점인 팀이라고 생각한다면
팀의 최우선 과제는 이 선수에게 공을 전달하고
이 선수가 공을 잡았을 때 이 선수가 더 편하게 플레이 할 수 있게끔 보조자들이 도와주고
최대한 윙포워드를 써먹는 겁니다.
그러면서 팀의 대형을 올리고 계속해서 볼을 점유하고 공격하고 하는 거죠.
방법은 다양하게 있겠죠.
라민 야말이라는 우측 윙포워드 선수가 있다고 치면 이 선수를 재밌게 써먹기 위해서 어떤 방법이 있을까?
a. 오른쪽 방향으로 공을 내보내는데 장점이 있는 선수들을 우측 라인으로 많이 배치한다.
최대한 야말에게 공이 자연스럽게 자주 흐르게끔 패스 루트들을 뚫어주는 거겠죠.
b. 반대로 좌측면에 많은 숫자들을 투자해서 상대 선수들을 좌측면으로 유도하고
빠른 전환을 통해서 야말이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의 선수들을 상대하게끔 만들어준다.
c. 상대방의 공의 흐름을 우리팀 기준 우측면으로 유도시키고 거기서 강하게 압박을 한 뒤에
대형이 정돈 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빠르게 야말을 찾고 야말이 플레이를 하게 해준다.
기타 등등 그냥 저라면 어떻게 할까 하면서 써본 방법들입니다.
그럼 결국 팀은 톱니바퀴가 되어서 저 셋 중 하나의 결과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렇기에 결국은 공을 잘 차는 골키퍼가 필요하고 수비가 필요하고 미드필더가 필요한 거죠.
팀의 장점은 우측 윙포워드인 라민 야말이지만 그에 준하는 보조자가 반드시 필요하게 되구요.
다음은 모하메드 살라와 사디오 마네라는 두 명의 윙포워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선수들은 뜬 공이든 발로 오는 공이든 다 잘 받아내고 잘 버텨냅니다.
피지컬이 좋고 속도도 좋죠.
그러면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
a. 중앙을 거치지 않고 측면-측면 루트를 통해서 빠르게 윙포워드들에게 공을 전달하여
버티고 전진하면서 팀의 대형을 끌어올린다. 두 선수들의 기술과 속도를 이용하여 공격을 진행한다.
b. 상대 선수들을 최대한 우리의 후방 지역으로 유도해낸 다음 한 번에 혹은 과정을 최대한 거치지 않고
윙포워드들에게 공을 전달한다. 윙포워드들은 어떻게든 공을 받아내고 적은 숫자의 수비들을 상대하게 한다.
c. 상대방의 공격 방향을 측면으로 강제시키고 강하게 압박을 해서 공을 탈취해내거나 스로인으로 유도.
개싸움을 걸면서 루즈볼을 따내고 단거리 공격을 자주 시도한다.
전부 그냥 제 뇌피셜이고 망상이지만 어쨌든 이런 방법들을 생각해 볼 수도 있겠죠?
혹은 선수들의 에너지 레벨이 장점이 있는 팀이다 라고 한다면
계속해서 상대 선수들의 선택지들을 후방에서부터 강제시키고
다지선다를 빼았고 공을 탈취해내는 지점을 최대한 상대방의 진영으로 올리고
그걸 이용해서 단거리 공격을 계속 시도하거나 혹은 상대방의 진영에서 재정비를 하거나
이런 방법들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저는 반드시 공수 양면에서 모두 능동성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가 원하는 방향을 주 공격 루트로 삼고 그 방향을 계속 뚫어내고 역으로 그걸 이용해 반대를 흔들고,
수비에 있어서는 높은 지점부터 계속해서 상대방을 제한해내고 강제시키고.
사람들은 흔히들 바르셀로나의 축구 혹은 펩 과르디올라나 그와 엇비슷한 공격 축구들을 떠올리면
압도적인 기술적 우위와 공간에 대한 이해들을 바탕으로 공격 축구를 해내는 줄 아는데
사실 이게 전부다 체력 기반입니다. 근데 머리를 훨씬 더 잘 써서 현명하게 뛰는 것뿐이죠.
오히려 경기를 주도하는 팀이 더 많이 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근데 덜 뛰면서 더 효율을 뽑아내려고 계속 훈련하고 머리를 쓰고 그러는 거죠.
말만 보면 결국 기술도 좋아야 하고 패스도 잘해야 하고 개잘뛰고 그래야만 하는데
그래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그토록 선수 영입에 목을 매고 돈을 쏟아붓는 거겠죠.
글이 너무 장황해지는데
축구를 좋아하고 자주 보면서 되게 막연하게만 생각하다가
역으로 되짚어 올라와보자, 그리고 처음에서 다시 시작해보자 라는 생각이 들어
대충 머리에서 나오는 대로 정리를 해본 건데요.
제가 생각하기에 능동적인 축구를 하는 좋은 감독이 되려면
팀의 장단점을 정확히 잘 파악해야 하고
그중에서 장점들을 어떻게 필드 위에서 이끌어내며
어떤 다양한 방식으로 계속 시도해 내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펩이나 클롭같은 감독들이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반대로 홍명보나 벤투같이 어줍잖게 이론만 알고 실전 적용은 못하는 감독들이
성적도 못 내고 욕도 먹는 거라고 생각해요.
한국 국대는 기본적으로 감독들이 이상하게 공격축구 공격축구 하면서
자신들의 로망을 국대에 억지로 끼워 넣으려고 하는데
그냥 한국이 잘하는 축구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강인같이 기술적인 선수들도 많이 나오고 있지만
조선의 뿌리를 생각한다면 개싸움이 정답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