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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 issues/Barcelona

원볼란치와 투볼란치, 그리고 프렝키 더용

by culeboy 2023. 4. 13.

 

대체로 엄청 많은 해외 축구 팬분들이

이 원볼란치, 투볼란치 그리고 433,4231 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하는데

 

흔히들 그 자리에 해당되는 미드필더의 역할이 어떤 식으로 분배가 되냐

뭐 이런 것들보다는

말 그대로 한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이냐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이냐

같은 것들에 대해서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저는 애시당초 이 블로그에 글을 쓸 때 라인업 사진을 올리면서도

그냥 가볍게만 보라고 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제가 축구를 보는 관점에 있어서 되게 영향을 많이 받았던 시기에도

이런 비슷한 관념을 지니신 분의 글들을 많이 읽었었기에

사실 저는 원볼란치냐 투볼란치냐

같은 숫자놀이에 집착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진 않습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좋아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나름의 이유가 있는데

팀마다 다 다르겠지만

제가 주로 보는 바르셀로나나 맨체스터 시티 같은 경우는

그런 숫자가 크게 의미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가볍게 맨시티를 예로 들자면

지난 챔스 4강전 맨체스터 시티의 라인업입니다.

4-3-3 포메이션이죠?

 

로드리가 피보테(혹은 볼란치)자리에 위치해있고

흔히들 말하는 원볼란치 이네요.

 

경기 중의 모습을 살펴볼까요?

 

줄 3개로 이어진 4명은 수비 포백이고

동그라미가 쳐져 있는 두 명의 선수가 베르나르두 실바와 로드리입니다.

 

분명 라인업은 로드리 혼자서 원볼란치인데

경기 중의 모습들을 살펴보면

좌측 메짤라 자리인 베르나르두 실바가

계속해서 후방으로 내려와 후방 수싸움에 도움을 주죠?

 

마치 4-2-3-1 같은 대형을 하고 있네요.

 

이뿐만 아닙니다.

 

때로는 좌측 윙백으로 출전한 진첸코가

중앙까지 좁혀들어와 로드리를 도와줍니다.

 

이럴 때는 윙백인 진첸코가 수비형 미드필더가 되는 건가요?

 


 

원볼란치냐 투볼란치냐를 중요시 여기시는 분들은

이런 상황들을 어떻게 설명하실 건가요?

 

경기 내용으로 보면 아무리 봐도 투볼란치에 가까운데 말이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원볼란치냐, 투볼란치냐 같은 숫자놀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433이든 4231이든

어떤 구조로 얼마나 다양하게 후방에서 전방으로 볼을 내보내는지

수비형 미드필더가 한 명이든 두 명이든 간에

미드필더가 각각 어떤 역할을 가지고 있고

어떤 식으로 구조를 가지고 팀에 기여를 하는지

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겁니다.

 


 

이걸 그대로 바르셀로나로 대입을 해볼까요?

 

저희 팀의 레귤러 수비형 미드필더인 부스케츠가

아마도 이번 시즌이 마지막 시즌인 게 기정사실화되는 느낌인데

 

그로 인해서 부스케츠의 대체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

바르셀로나 팬분들의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게 프렝키 더용인데요.

아무래도 아약스에서도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을 하였고

영입을 할 당시 늙어가는 부스케츠를 바라보고 영입을 했다고 많이들 보시기 때문에

부시가 팀을 떠나는 게 확실시되는 현시점

그 대체자가 될 수 있다 없다로 언급이 되게 자주 되곤 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더용의 쓰임새에 대해서

그리고 더용이 원볼란치로 활약할 수 있나

아니면 투볼란치여야만 하는 건가

에 대해서도 얘기가 이어지죠.

 

근데 더용이 부스케츠를 대체할 수 있냐에 대해서는

원볼란치냐 투볼란치냐의 문제도 아니고

더용이 원볼란치를 못하기 때문에 계속 메짤라 자리에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첫 번째로는 원볼란치여도 할 수 있습니다.

 

근데 뭐 흔히들 말하는

"더용은 아약스에서도 투볼란치였고

그렇기에 바르셀로나에서도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하려면

투볼란치가 아니고서는 힘들다"

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저는 잘 모르겠지만

 

원볼란치여도 더용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부스케츠를 대체할 순 없겠죠.

 

근데 이건 더용과 부스케츠 둘의 스타일이 확연히 다르기도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라

더용 말고 그 어떤 선수가 와도 부스케츠는 대체 못합니다.

 

이건 명확한 사실이고

원볼란치냐, 투볼란치냐 랑은 관계가 없는 일입니다.

 

그냥 명백하게 더용은 원볼란치에서도 뛸 수가 있고

그렇게 된다면 대신 더용에 맞춰서 후방 구조를 다시 짜야 하는 문제를

필연적으로 맞이할 수밖에 없겠죠.

 

부스케츠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그냥 더용 자체에 맞춰서 후방 구조를 개편하는 거죠.

 

원볼란치냐 투볼란치냐에 초점을 맞춰서 볼 문제는 아니라고 봐요.

 


 

그리고 두 번째는

더용이 절대 원볼란치 자리에서 못하기 때문에 메짤라로 나오는 게 아닙니다.

 

a.포지션 플레이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고(공간 지각 능력)

b. 양발, 발의 모든 부위를 잘 써서 공의 방향성 제한이 적고

c. 공을 받기 전 주변 상황을 잘 살피고 그걸 활용하는 판단이 매우 좋으며

d. 종으로 길게 왔다갔다가 가능한 폭발적인 운동능력

이런 장점들을 가지고 있는 선수이고

감독이나 코치진들도 이런 부분에 있어서 더용을 높게 평가하기 때문에

이런 장점들을 더 높은 위치에서 시험해 보는 것뿐입니다.

 

더 높은 위치에서 잠재력을 폭발시키면

진짜 길게 볼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는 건데

굳이 피보테 자리에서 재능을 썩힐 필요가 없죠.

 

이전의 감독들도 그랬지만 차비도 이런 점들을 알고 있기에

계속해서 더 높은 위치에서 더용을 뛰게 하는 것뿐입니다.

 


 

결론적으로는

뭐 디테일하게 파고 들어가 보면

4231이나 433에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 라이트한 팬들일 뿐이고

굳이 그런 수비형 미드필더의 숫자에 집착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혹여나 더용이 혼자 원볼란치를 보게 된다 한들

거기에 맞게 후방 구조를 개편하면 되는 것이고(그럴 일은 없다고 봄)

때로는 위에서 보여드린 맨시티처럼

바르셀로나도 후방 빌드업을 할 때

변형으로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있는 것처럼 만들어도 되겠죠.

 

 

실제로 경기가 좀 타이트한 경우에는

더용이 부스케츠를 도우러 많이 내려왔던 것처럼요.

(그렇다고 바르샤가 4231이 아니듯이)

 

투볼란치를 보게 된다면

필요한 경우에는 수비형 미드필더 중 한 명이

433처럼 넓은 범위를 커버해도 되는 거구요.

 

 

 

혹시라도 제 글이 닿게 된다면

제발 뭐 원볼란치다 투볼란치다

이런 되도 않는 전문용어 써가며 숫자에 집착하지 마시고

미드필더들이 어떤 식으로 팀에 기여를 하고 구조를 짜내는지를

좀 더 집중해서 보시면

훨씬 경기를 재밌게 보실 수 있으실 거라고 장담합니다..

 

현대 축구는 생각보다 더 복잡하고 많이 진화했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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